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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 백창우

센티멘탈 쵸이 2016. 10. 9. 23:53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나비처럼,

딱새의 고운 깃털처럼 가벼워져

모든 길 위를 소리 없이 날아다녔으면 좋겠다.


내 안에 뭐가 있기에

나는 이렇게 무거운가

버릴 것 다 버리고 나면

잊을 것 다 잊고 나면

나 가벼워질까


아무 때나 혼자 길을 나설 수 있을까

사는 게 고단하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내가 한 걸음 내딛으면 세상은 두 걸음 달아난다

부지런히 달려가도 따라잡지 못한다

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안개처럼, 바람의 낮은 노래처럼 가벼워져

길이 끝나는 데까지 가 봤으면 좋겠다




백 창 우






September ㅡ Tim Jan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