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아주 너를 떠나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펑펑 눈이 오는 밤이었다. 돌아서는 모퉁이마다 내 자욱 소리
는 나를 따라오고 너는 내 중심에서 눈의 것으로 환원하고 있었다.
너는 아주 떠나버렸기에 그러기에 고이 들을 수 있는 내 스스로의 자욱소리였지만 내가 남기고 온
발자욱은 이내 묻혀 갔으리라. 펑펑 내리는 눈이 감정 속에 묻혀 갔으리라.
너는 이미 나의 지평가로 떠나갔기에 그만이지만 그러나 너 대신 내가 떠나갔더래도 좋았을 게다.
우리는 누가 먼저 떠나든, 황막히 내리는 감정 속에 살아가는 것이냐.
신 동 집
'Po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은 싸우는 것 - 안도현 (0) | 2011.01.29 |
---|---|
그때가 가장 슬프다 - 황경신 (0) | 2011.01.21 |
벼랑에 대하여 - 김재진 (0) | 2011.01.15 |
가끔 사는 것이 - 이수인 (0) | 2011.01.13 |
눈 오는 아침의 커피 한잔 - 이채 (0) | 2011.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