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나는 외로웠다
나는 외로웠다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 일 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 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 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
이 정 하
'Po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권태 72 - 김영승 (0) | 2012.06.09 |
---|---|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0) | 2012.05.27 |
그대가 그리운 날 - 오광수 (0) | 2012.04.28 |
내 마음과 만나다 - 조수진 (0) | 2012.04.21 |
있었던 일 - 이생진 (0) | 2012.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