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

개 같은 내 인생 - 유용주

센티멘탈 쵸이 2015. 9. 20. 11:37

 

 

 

 

개 같은 내 인생

 

 

 

 

 

숨 넘어갈 때까지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침 뱉어버린 우물에서

새벽 찬물을 떠 달게 마신 적이 있었다


그대가 나를 버려도 좋으니

내가 그대를 버리지 않게 해달라고

무릎 꿇고 운 적이 많았다


병든 다음에는 태어난 걸 저주하면서도

죽음 직전에 서면 늘

살려고 발버둥쳤다


너무 맑게 개어 기침이 나올 것 같은 하늘 아래

흙이라도 파먹고 싶을 때가 많았다

산이라도 떠밀고 싶을 때가 많았다




 



유 용 주

 

 

 

 

 Les Anges - Nathalie Manser

'Po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리 - 황경신  (0) 2015.09.21
저녁 무렵 - 도종환  (0) 2015.09.20
첫사랑 - 류시화  (0) 2015.09.18
살아 간다는 것은 - 이외수   (0) 2015.09.16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정현종  (0) 201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