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

헤어진 날 - 김종원

센티멘탈 쵸이 2015. 12. 27. 02:40

 

 

헤어진 날

 

 

 

 

 

 

그날
나는 어떻게 울음을 그쳤는지 모른다 나는
미쳐 있었고 나에게 놀라움마저 느끼고 있었다
내 몸 어디에 이렇게 많은 눈물을
저장하고 있었는지, 있다면
가스밸브 잠그듯 그만 잠그고 싶었다


나는 가끔
손가락으로 더듬어 심장을 찾아야 할 만큼
심장이 지금 뛰고는 있는지
내가 숨이 붙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가슴팍에 수십개의 상처를 새기고
그리움의 길로 가는 길바닥엔
수십개의 바늘이 깔려 있음을 알면서도
단 한 번도 뒤돌아 보지 않는 너에게
나는 자꾸만 간다


사랑했던가?
우린 과연 사랑을 나누었는가... 하지만
이젠, 네가 나를 사랑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랑하다가 죽어버리리라
산산이 부서지리라


하지만, 행여 나에게 미안해 하지 말아라
비록,
너는 나에게 사랑을 주지는 못하지만
그나마, 너는 아직 나에게
아픔을 줄 수 있지 않은가
그것으로 충분하다

 

 

 

 

김 종 원

 

 

 

 

 

 

 

 

♪Adelaide - Beetho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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