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

빈 손으로 - 김규동

센티멘탈 쵸이 2014. 12. 10. 01:32

 

빈 손으로

 

 

 


 

빈 손으로
어머니에게 가듯이
그래도
눈물이 앞섰듯이

아직도 쟁쟁하게 귀에 남아
괴롭히는 세상과 말과 말들
바다는 잠자도
말은 끝나지 않아

미안하다.
미안하다.
가슴속에 가득 차서
넘쳐나는 이 한마디

해 놓은 일 자랑스런 일
내게 아무것도 없으나
이 해도 마지막이라니
미련은 있어 나이 먹는 것이 두렵다.

우직하게 살려고 한다.
하나 남을 밀치고 나서기 전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여러 백번 아프게 느꼈다.

하늘의 소리를 믿으며
차가운 겨울의 나는
헐벗은 길 가의 나무처럼
깨끗한 빈 손으로 다시 한 해를 보낸다.

 

 

 

 

김 규 동

 

 

 

♪Scarborough F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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