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손으로
빈 손으로
어머니에게 가듯이
그래도
눈물이 앞섰듯이
아직도 쟁쟁하게 귀에 남아
괴롭히는 세상과 말과 말들
바다는 잠자도
말은 끝나지 않아
미안하다.
미안하다.
가슴속에 가득 차서
넘쳐나는 이 한마디
해 놓은 일 자랑스런 일
내게 아무것도 없으나
이 해도 마지막이라니
미련은 있어 나이 먹는 것이 두렵다.
우직하게 살려고 한다.
하나 남을 밀치고 나서기 전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여러 백번 아프게 느꼈다.
하늘의 소리를 믿으며
차가운 겨울의 나는
헐벗은 길 가의 나무처럼
깨끗한 빈 손으로 다시 한 해를 보낸다.
김 규 동
♪Scarborough Fair
'Po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 조병화 (0) | 2014.12.23 |
---|---|
성탄절 가까운 - 신경림 (0) | 2014.12.17 |
십이월 - 나태주 (0) | 2014.12.01 |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도종환 (0) | 2014.11.30 |
11월 - 나희덕 (0) | 2014.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