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mariage de Figaro,
Che Soave Zeffiretto
피가로의 결혼, 저녁바람이 부드럽게
Wolfgang Amadeus Mozart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바람둥이인 알마비바 백작이
피가로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수잔나를 유혹하려 하지만,
백작부인과 수잔나, 피가로가 합동작전을 펴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하고 망신만 당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작곡 시기는 이보다 늦지만 내용적으로 이 오페라는
로시니의 대표작인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후편에 해당된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알마비바 백작은 이발사 피가로의 도움을 받아
후견인에게 갇혀 있는 로지나와 결혼하는데 성공한다.
그 후 백작은 피가로를 자기 하인으로 불러들이는데,
<피가로의 결혼>은 이 피가로의 결혼식을 전후해서 벌어진 소동을 그린 것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그토록 로지나를 차지하려고 안달하던 알마비바 백작은
막상 로지나를 부인으로 맞이하고 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린다.
그 상대는 피가로의 약혼녀 수잔나이다.
자기가 로지나와 맺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사람이 피가로인데,
이제는 배은망덕하게 그 연인인 수잔나에 대한
초야권(初夜權)을 행사하겠다고 벼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백작의 흑심을 알고 있는 수잔나와 백작부인이 계략을 세운다.
로지나는 수잔나에게 백작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도록 한다.
오늘 밤에 정원에서 만나자는 내용이다.
백작이 그 편지를 받고 정원으로 오면, 그때 백작부인이 로지나로 변장하고 나갔다가
작당한 순간에 자기 정체를 밝혀 백작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편지의 2중창"은 바로 이 때 부르는 노래이다.
노래는 백작 부인이 내용을 한 구절 씩 불러주면 수잔나가 이를 받아 적는 식으로 진행된다.
한 문장씩 받아 적는 것이기 때문에 가사는 두 번 반복된다.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오늘 저녁 불어옵니다.”
“오늘 저녁 불어옵니다.”
“소나무 둥치 아래로”
“소나무 둥치 아래요?”
“나머지는 그가 다 알아차릴거야.”
“물론 나리께서 알아차리시겠지요.”
이렇게 노래 자체는 별다른 내용이 없다.
그냥 백작을 유인하는 짧은 편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음악은 어떤가. 평범한 내용이 무색할 정도로 아름답다.
바로 이것이 모차르트 음악의 힘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절대적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이것이 바로 고전주의적인 이상이다.
낭만주의 음악이 구체적이고 주관적이라면,
고전주의 음악은 추상적이고 객관적이다.
낭만주의 음악은 비본질적인 것을 과도하게 짊어진 과체중으로
듣는 사람을 짓누르지만 모차르트 음악은 그렇지 않다.
이 시대에 음악은 작곡가 개인의 감정이나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시대의 음악적 이상은 누구에게나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여지는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모차르트 음악에 숨은 의도 따위는 없다.
작곡가의 의도나 작곡에 얽힌 비하인드스토리,
그럴듯하게 포장된 심오한 철학이나 사상 이런 것도 없다.
그는 그냥 음악으로 말한다.
치장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여 자기 고통을 얘기하지도 않는다.
비록 고통 중에 있을지라도 음악만큼은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지녀야 한다는
고전주의 이상에 충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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