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

패배에게 - 박창기

센티멘탈 쵸이 2016. 10. 16. 02:28




패배에게








오늘은 죽은 듯이 있어라,

패배여

진 자는 말이 없어야 하고
여린 풀꽃의 묵언을 배워야 하느니

아프다고 말하지 마라
비 그치자 머리칼 풀어 헤치고
말없이 떠나는 구름도 있지 않느냐

강하던 네 날개를 접어라

이미 부러진 것은
새것이 아니고는 구원받을 수 없나니
용광로에서 새로이 달구어질 너를 생각하라


지나친 비난은 하지 않으마
더 삭고 삭아서는 기꺼이
세상을 담아 섬기는 그릇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박 창 기






'Po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 - 김용택  (0) 2016.10.29
존재하지 않았다 - 김재진  (0) 2016.10.2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 백창우  (0) 2016.10.09
나의 싸움 - 신현림  (0) 2016.09.30
간절 - 이재무  (0) 201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