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게
오늘은 죽은 듯이 있어라,
패배여
진 자는 말이 없어야 하고
여린 풀꽃의 묵언을 배워야 하느니
아프다고 말하지 마라
비 그치자 머리칼 풀어 헤치고
말없이 떠나는 구름도 있지 않느냐
강하던 네 날개를 접어라
이미 부러진 것은
새것이 아니고는 구원받을 수 없나니
용광로에서 새로이 달구어질 너를 생각하라
지나친 비난은 하지 않으마
더 삭고 삭아서는 기꺼이
세상을 담아 섬기는 그릇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박 창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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