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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의 일기 - 이정하

센티멘탈 쵸이 2010. 1. 20. 01:04

 

  비 오는 날의 일기

 

 

 

그대가 날 부르지 않았나?

  

 

난 창문을 열고 하루종일 밖을 내다보았다

 

 

비오는 이런 날이면 내 마음은

 

 

어느 후미진 다방의 낡은 구석 의자를 닮네

 

 

비로소 그대를 떠나 나를 사랑할 수 있네

 

 

 

안녕, 그대여

 

 

난 지금 그대에게 이별을 고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모든 것의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지

 

 

당신을 만난 날이 비오는 날이었고

 

 

당신과 헤어진 날도 오늘처럼 비 내리는 날이었으니

 

 

 

안녕, 그대여

 

 

비오는 이런 날이면 그 축축한 냄새로 내 기억은

 

 

한없이 흐려진다. 그럴수록 난 그대가 그리웁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안녕, 그대여

 

 

비만 오면 왠지 그대가 꼭 나를 불러줄 것 같다

 

 

 

 

 

 

 

 

이 정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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