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

오래 사랑한 당신 - 김용택

센티멘탈 쵸이 2010. 2. 12. 00:46

 

 

오래 사랑한 당신



나뭇잎 필 때도
나는 나무 곁에 서 있었습니다.

 

비가 올 때도
나는 나무 곁에 서 있었습니다.

 

잎이 질 때도
나는 나무 곁에 서 있었습니다.

 

나는 눈이 내리기 전과 눈이 내릴 때와
눈이 내린 후에도 나무 곁에 서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나무도 내 곁에 서 있었습니다.

해 지면 강가에 나가 뒷짐 지고
나무에 기대 서서 바라본

 

그리운 저 강물,

 

나는 오래도록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김용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