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 김재진

센티멘탈 쵸이 2010. 9. 23. 01:38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 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 번이나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 번쯤 더 그렇게

 

마음 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 해도 다 허상일 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의 눈을 끌 듯

 

한 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 듯

 

그렇듯 순간일 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그런 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 빔

 

텅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은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 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빈 수숫대처럼

 

온 몸에 바람 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김 재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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