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짐을 매어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날
어둔 새벽부터 시름없이 나리는 비
내일도 나리오소서 연일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오시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나리는 비
저윽이 말리는 정은 날보다도 더하오
잡었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
갑자기 꿈을 깨니 반가운 빗소리라
매어둔 짐을 보고 눈을 도로 감으오
이 병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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