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색을 들키다
화학비료로 키운 비트는
굵은 소금을 뿌려보면 대번에 안다
붉은 물이 빠지면 가짜다
굵은 소금 한 주먹에게
나도 본색을 들킨 적이 있다
사랑이 가짜라는 사실에
당황, 붉은 물
뚝뚝 흘리며 달아난 적이 있다
자신까지도 깜빡 속이던
색의 정체를 다 알아버린 인생이라면
너무 재미없지 않나?
행복한 한때라고
단단히 믿는 그대여 조심하시라
사방이 염전이다
한 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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