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

눈물의 방 - 김정란

센티멘탈 쵸이 2010. 1. 23. 01:42

 

눈물의 방

 

 

 

 

 

눈물 속으로 들어가 봐
거기 방이 있어

 

 

작고 작은 방

 

 

그 방에서 사는 일은
조금 춥고
조금 쓸쓸하고
그리고 많이 아파

 

 

방바닥에
벽에
천장에
숨겨져 있는
나지막한 속삭임소리가 들려

 

 

아프니? 많이 아프니?
나도 아파 하지만
상처가 얼굴인 걸 모르겠니?
우리가 서로서로 비추어보는 얼굴
네가 나의 천사가
내가 너의 천사가 되게 하는 얼굴

 

 

조금 더 오래 살다보면
그 방이 무수히 겹쳐져 있다는 걸 알게 돼
늘 너의 아픔을 향해
지성으로 흔들리며
생겨나고 생겨나고 또 생겨나는 방

 

 

눈물 속으로 들어가 봐
거기 방이 있어

 

 

크고 큰 방

 

 

 

 

 

 

김 정 란